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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의 왁자지껄/주제도 없는 망한 일기장

경제칼럼 - 에어컨과 자유시장경제의 공통점은?

 

에어컨과 자유시장경제의 공통점은?

Posted by. Seen.   

 
공학과 경제는 전혀 다른 학문이다?

일반적인 사고에서, 공학과 경제는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극단적으로, 에어콘 수리공과 은행원은 업무적 차이로 인하여 상반되는 관계로 분류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필자는 많은 교수님들과 엔지니어들로부터 창의적인 엔지니어는 어떤 문제에 대한 모든 대안들을 모색하고 소비자들의 경향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익히 배워왔다. 바로 공학과 경제는 그 목적에 있어, 효율과 이익을 극대화 하자는 것에 공통점이 존재한다.


되먹임 제어 시스템은 자동제어의 기본이다.

공학도들은 피드백 제어시스템, 우리말로는 되먹임 제어 시스템을 알고 있다. 되먹임 시스템이란 출력이 입력에 영향을 주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외란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출력이 최대한 빠르고 오차 없이 입력에 응답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되먹임 시스템을 사용한다.

되먹임이 없는 시스템을 개루프라 하고, 되먹임이 있는 시스템을 폐루프라고 하는데, 선풍기가 개루프이고, 에어콘이 바로 폐루프 시스템이다. 에어콘은 온도와 속도가 시스템 출력이지만 외란이 있는 상태에서 출력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측정이 이루어진다. 만약 외부의 온도가 높아지면, 자동 온도 조절기가 실내가 지나치게 더워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자동 온도 조절기는 에어콘에서 행해지는 되먹임 작용으로 실내온도를 미리 설정된 값으로 하강시킨다. 즉 되먹임 제어는 지속적으로, 원하는 입력에 대하여 출력을 자동 제어한다.


시장에서도 되먹임 시스템이 작용한다.

수많은 혹자들은 인지하고 있지 못할지라도, 이러한 되먹임 제어가 시장에서도 작용한다. 애덤 스미스에 의해 거론된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이 바로 이러한 되먹임 작용이다. 개인이나 집단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시장의 자체 제어능력으로 되먹임이 작용하여 시장의 흐름을 스스로 조절하고 있다는 점을 애덤 스미스가 지적했던 부분이다.

되먹임 시스템과 같이 출력이 입력에 영향을 주는 부분은 수요와 공급의 관계이다. 그 과정에 있는 제어할 영역이 가격이고, 시장 스스로 수요와 공급의 지나친 불균형을 인지하여 자연스러운 경쟁이라는 행위로 인하여 시장을 통제하는 것이다. 이는 에어콘과 같이 비교적 간단한 되먹임 제어시스템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가히 인공위성의 부스터 로켓과 같은 거대한 빗자루를 닮은 경제학적 특성을 보여준다. 시장과 인공위성의 부스터 로켓은 같은 맥락에서, 되먹임에 의하여 아름답고 우아하게 동작한다.


정부의 불필요한 규제와 정책은 피드백을 억제할 뿐이다.

이에 반하여 개인의 이기심에 의한 독점이나, 정부의 규제와 정책은 선풍기와 같은 개루프에 비할 수 있다. 되먹임이 없는 이러한 작용은 선풍기와 비할 수 있는데, 온도를 조절하기 위하여 선풍기를 트는 것은 그 순간의 기쁨을 향유할 수는 있지만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풍기를 껐다 켰다를 인위적으로 반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부동산 정책을 예로 들면 하나의 정부 출범이후 5년 동안 200여개의 부동산 관련 규제와 정책이 행해지고 있다. 즉, 정부의 단기적인 제어를 위한 규제와 정책은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활용하지 못하고 결국은 시장흐름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 부족하여 정책을 바꾸거나 폐지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시장에의 인위적인 손길은,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는 되먹임 제어 시스템에서 외란으로 작용하여 제어 시스템의 성능을 저하시킬 뿐이다.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선택이 시장을 제어한다.

최근의 경제나 시장을 보면 이러한 완벽한 시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도 감안하지 않을 수는 없다. 거대할인점이 입주한다고 하면 동네 상인들이 데모를 하는 것도 사실은 대기업에 맞서 영세상인은 경쟁 상대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의 핵심은 시장 전체를 이해하려는데 있다. 우리는 시장을 이해하고 조절하려 하지 말고 소비자들의 성향을 예측해야 한다. 시장의 흐름이 자연적으로 거대할인점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많은 소비자들은 가까운 동네 상점을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성향을 예측하고 이를 활용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법이다.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인한 경쟁이 시장을 제어하므로, 시장전체를 이해하기에 앞서 소비자들의 성향을 예측하여 올바른 경쟁을 하는 것이 먼저이다.


노동에 비례하여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은 사치품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다.

시스템을 설계할 때 많은 제원과 시간을 투자해야만 시스템의 효율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마르크스의 노동가치설과 같이 노동에 비례하여 가격이 결정된다면 굳이 되먹임 제어나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이 필요하지 않다.

상한가로 가격을 규제하고 공급 원가에 비례하여 가격을 정하는 것은 우아한 에어콘의 원리와는 다르게 단순한 부채질에 비할 수 있다. 이러한 논리는 결국 문제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한 개인의 이기심에서 시작하여 정부의 규제와 정책을 외치게 만든다. 이는 노동만을 강조한 지극히 단순한 구시대적인 사상일 뿐,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때로는 그대로 두어야 할 때가 있다.

정부의 적절한 시장 조절은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가 지적하는 것은 상한가 규제와 공급원가에 비례하여 가격을 정하는 정부의 부적절한 시장 참여와, 기업의 이기심에 의한 부정한 독점을 말하는 것이다. 정부가 바뀔때마다 시장정책은 날로 바뀌고 있으며 이는 원활히 돌아가고 있는 시장에 독으로 작용함은 당연하다. 정책을 시행한 뒤 적절한 시간을 주어 가격을 안정시켜야 하나, 곧바로 기름을 또 들이 붓고 있으니 거품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는 시장이 아닌 자연의 법칙이다. 생태계 또한 되먹임에 의하여 감히 상상할 수 없이 우아하게 동작하고 있음을 누구나 알고있다. 하지만, 이를 제어해 보겠다고 사대강 사업을 통해 강을 파헤치고 있으니 자연의 순환을 제대로 위배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지배자가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일 뿐이다. 적절한 보수와 정비가 아닌 생태계 전체를 뒤집어 엎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터전을 뒤짚어 엎는 것과 같지 않을까?

때로는 그대로 두어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그렇다면 시장은 인공위성의 부스터 로켓과 같이, 되먹임에 의하여 아름답고 우아하게 동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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