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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전문자료/미래의 과학기술

노벨상을 거머쥔 꿈의 신소재 그래핀. SF영화가 현실로?


2010년 노벨물리학상이 무엇일까? 세상에서 가장 얇고, 단단한 물질이면서 투명한 도체가 무엇일까? 바로 꿈의 신소개 그래핀(Graphene)이다. 탄소의 얇은 막 물질로 구성되어 나노 신소재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는 꿈의 신소재 그래핀. SF영화에서나 보던 장면들을 실제로 볼 날이 멀지 않았다. 효율이 극대화된 태양전지, 전자종이, 손목시계만한 컴퓨터, 종이와 같은 모니터가 눈 앞까지 성큼 다가온 것이다. 도대체 그래핀이 무엇이길래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지 이번 포스팅에서 알아보도록 하자.




2010 년 노벨 물리학상의 주인공은?

2010년 10월 5일 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그래핀을 연구한 외국 학자 2명의 이름이 발표되었다. 영광을 거머쥔 그들은 네덜란드 국적의 안드레 가임 맨체스터대 교수(51)와 러시아 출신의 영국 과학자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맨체스터대 교수(36)이다. 바로 꿈의 나노 신소재로 알려진 그래핀(Graphene)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사제 지간인 안드레와 콘스탄틴은 상금을 모두 기부한다고 밝혀 더 멋있어 보이지 않을까?

▲ Andre Geim (좌) , Konstantin Novoselov (우)



하지만,  우리나라 과학계 여기저기에서는 아쉬움의 탄식이 터져나왔다. 그래핀 연구의 선구자로 꼽히는 한국인 과학자 김필립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거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님는 그래핀이 실리콘 반도체를 뛰어넘는 신개념 전자소자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2005년 네이처지를 통해 세계에 처음으로 알렸던 분이다. 김 교수님은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안드레 가임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와 함께 그래핀 분야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학계에서는 '그래핀이 노벨 과학상을 받는다면 김 교수가 받을 것' 이라고 평가했기에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특히 5월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개최한 포럼 이후 이러한 기대감은 커졌는데도 말이다.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1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되어 축제 분위기로 변해있는데, 우리나라는 언제쯤에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나올까? 매년 안타깝게 수상에서 밀려나는 우리나라 과학자분들께 경의를 표한다. 이제는 과학계에 크나큰 공헌을 하고있는 대한민국에게 노벨 과학상 하나쯤 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꿈의 신소재 그래핀(Graphene)은 무엇일까?

플라스틱, 나일론, 실리콘. 이들은 20세기 역사를 뒤흔든 신소재들이었다. 기능성이 무한대인 신소재는 그 시대의 풍경을 180도 바뀌게 만들어 왔다. 그렇다면 현재 가장 촉망받고 있어서 그 파괴력이 엄청날 신소재 후보로는 무엇이 거론되고 있을까?

현재 가장 촉망되는 신소재 중 그래핀(Graphene)이 단연 돋보인다. 지난 몇달간 삼성전자와 삼성테크윈의 주가를 들썩이게 만든 신소재이다. 소재가 발견된지 겨우 6년의 시간동안 벌써 응용기술 분야가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고 조만간 상용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는 지금의 플라스틱처럼 당연한 소재일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엄청난 발전가능성을 지닌 신소재임은 분명하다.



세상에서 가장 얇고, 단단한 물질로 투명한 도체, 접혀지는 스크린 등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탄소의 얇은 막 물질인 그래핀(Graphene)은 전통적인 응집물질 물리학은 물론이고 최근 블랙홀 물리학의 이중성 (duality)를 이용한 새로운 이해가 나오고 있는 고에너지 물리학의 토픽이기도 하다.

2차원 평면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두께는 0,2nm (1nm 는 10억 분의 1m) 즉 100억 분의 2m 정도로 엄청나게 얇으면서 물리적 화학적 안정성도 높다. 연필심으로 쓰이는 흑연 즉 그래파이트(graphite)와 탄소이중결합을 가진 분자를 뜻하는 접미사 '-ene'를 결합하여 만든 용어이다. 2004년 영국 연구팀이 상온에서 완벽한 2차원 구조의 그래핀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였는데, 당시 연구팀은 스카치 테이프의 접착력을 이용하여 흑연에서 간단하게 그래핀을 떼어냈다고 한다.



흑연은 탄소를 6각형의 벌집모양으로 층층이 쌓아올린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래핀은 흑연에서 가장 얇게 한 겹을 떼어낸 것이라 보면 된다. 탄소동소체인 그래핀은 탄소나노튜브, 풀러린(Fullerene)처럼 원자 호 6번인 탄소로 구성된 나노물질이다. 그래핀(Graphene)은 탄소원자들이 2차원 상에서 벌집모양의 배열을 이루면서 원자 한 층의 두께를 가지는 전도성 물질이다. 3차원으로 쌓이면 흑연, 1차원적으로 말리면 탄소나노 튜브, 3차원으로 쌓이면 흑연, 공 모양이 되면 0차원 구조인 풀러렌(fullerene)을 이루는 물질로 다양한 저차원 나노 현상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모델이 되어 왔다.

즉, 탄소원자들끼리 결합을 해서 육각형의 평면구조가 되면 그래핀이 되고 그래핀이 튜브형태로 말리면 탄소나노튜브, 축구공 모양이면 퓰러렌이 된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그래핀이 겹겹이 쌓여 있으면 흑연이 되며 흑연이 초고압 상태로 놓이게 되면 그래핀 층 사이에 결합이 형성되면서 다이아몬드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핀은 세계에서 가장 얇고 단단하며 휘어지면서도 투명한 도체

전기전도성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반도체로 주로 쓰이는 단결정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를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다.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며, 최고의 열전도성을 자랑하는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전도성이 높다. 또 탄성이 뛰어나 늘리거나 구부려도 전기적 성질을 잃지 않는다. 이러한 그래핀의 특성은 2004년 흑연으로부터 그래핀을 분리하는 방법이 발견되면서 그동안 예측되어 왔던 특성들이 실험적으로 확인되었다.

그래핀의 매우 우수한 특성으로 인하여 그래핀은 차세대 신소재로 각광받는 탄소나노튜브를 뛰어넘는 소재로 평가받으며 "꿈의 나노물질"이라 불린다.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는 화학적 성질이 아주 비슷하고, 후공정을 통해 금속성과 반도체성을 분리할 수 있다. 하지만 탄소나노튜브보다 균일한 금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산업적으로 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래핀의 활용분야는 어디까지일까?

그래핀(Graphene)의 활용분야는 가히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높은 전기적 특성을 활용한 초고속 반도체, 투명전극을 활용한 휘는 디스플레이, 높은 전도도를 이용한 고효율 태양전지 등 엄청난 응용분야가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나,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나 전자종이, 착용식 컴퓨터(wearble computer) 등을 만들 수 있는 전자정보 산업분야의 미래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 영화 "아바타"의 한장면에 나오는 디스플레이

지난해(2009년) 세계 최초로 개발된 상용화가 가능한 "그래핀" 필름은 가로세로 2cm로 마음대로 잡아당기거나 휘거나 접을 수도 있다.이는 곧 휴대폰 액정에서부터 사용되기 시작할 것이며, 머지 않은 미래에는 필수적인 소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 "아바타"의 한장면처럼 종이와 같은 디스플레이를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디스플레이의 특성 뿐만 아니라 현재의 반도체를 대체할 소재로서도 그 성능이 뛰어나다. 엄청난 전기전도성과 열전도성을 지닌 그래핀의 연구가 활성화됨에 따라 반도체분야에서의 혁명과 함께 초소형 컴퓨터를 보게될 수도 있다. 즉, 그림과 같이 디스플레이만으로도 작동하는 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 소재로서 그래핀이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노벨수상자가 인정한 한국 상용화기술의 현주소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주인공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맨체스터대 박사는 지난해 7월 방한 당시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래핀 응용 연구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며 한국의 그래핀 연구 수준을 극찬한 바 있다. 즉, 그래핀으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것과 같은 실용화는 한국이 가장 앞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래핀 상용화 연구의 선두주자는 대한민국

실제로 그래핀 상용화에 불을 붙인 곳은 우리나라이다. 홍병희 성균관대 화학과(성균나노과학기술원) 교수가 그래핀으로 가로세로 약 2cm의 휘어지는 투명필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난해 2월 네이처지에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불이 붙었다. 이에 대하여 세간은 "홍 교수팀은 실험실 수준에 머물러 있던 그래핀을 산업계로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는 화학증기증착법이 큰 역할을 했다. 그래핀을 상용화하려면 원하는 크기로 면적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그래핀 조각을모자이크처럼 이어 붙일 수도 있지만 이 방법으로는 전기전도성이 떨어진다. 이에 비해 화학증기증착법은 니켈층 위에 탄소를 녹인 다음 이를 냉각시켜 니켈 표면에서 탄소만 분리해낸다.



고난도 기술의 확보로 3~4년 뒤엔 휴대전화 화면 대체

홍 교수는 이르면 3~4년 뒤 휴대전화 액정화면부터 그래핀으로 서서히 대체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지식경제부는 최근 '2010년도 미래산업선도기술개발사업 신시장창출형 품목 수요조사'를 벌이고 그래핀을 부품 소재산업의 중점기술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그래핀이 최종 품목으로 선정될 경우 상용화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홍 교수는 "6월 개발한 30인치 터치스크린은 스스로도 깜짝 놀랄만큼 작동이 잘됐다"며 이후 그래핀의 산업화에 확신을 갖게된다고 말하였다.

또한, 국내 삼성전자와 성균관대 연구팀은 그래핀을 이용해 플렉서블 나노전력발전소자를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소자는 누른다거나 흰다거나 하는 진동을 바탕으로 전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데 고전력이 필요하지 않은 모바일 기기의 동작에 큰 활용도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예컨대 착용식 컴퓨터 (wearable computer)를 작동시키는데 이 소자를 사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연구팀은 30인치짜리 그래핀 대화면을 제작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지금은 신소재 개발에 힘써야 할 때이다.

그래핀에 대하여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원천 기술에 대한 접근까지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그래핀을 활용하는 다양한 응용기술분야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다. 이동과 휴대라는 라이프 스타일의 지속에 있어 그 촉매제가 될 이러한 신소재에 더 많은 관심을 집중할 때가 지금이다.

응용기술이나 상품개발에 남다른 창의력과 추진력을 가지기로 유명한 것이 한국의 기업들 그리고 한국인이다. 한국인의 뛰어난 창의력과 긍지로, 이제 갓 경쟁이 붙은 그래핀 분야에서 또한 최고의 창의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몇년 후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그리고 에너지 분야에서 그래핀으로 하여금 대한민국이 최고가 되어 세계가 우리를 우러러볼 날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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